1942년, 재즈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걸작이 탄생했다. Hazel Scott의 'Her Second Album Of Piano Solos With Drums Acc.'는 단순한 음반을 넘어 한 시대의 음악적 혁신을 대변하는 작품이다. 당시 흑인 여성 아티스트로서 수많은 편견과 차별의 벽을 뚫고 등장한 Scott은 이 앨범을 통해 자신만의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유감없이 펼쳐 보였다.
이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피아노 솔로와 드럼 반주라는 파격적인 조합에 있다. 1940년대 초반, 이러한 실험적 시도는 그 자체로 혁신이었다. Scott은 이를 통해 클래식 피아노의 우아함과 재즈의 역동적인 리듬을 절묘하게 융합해냈다. 그녀의 천재적인 즉흥 연주 능력과 세련된 테크닉은 앨범 전반에 걸쳐 황금빛 실처럼 빛난다.
특히 그녀의 양손 연주는 경이로움 그 자체다. 왼손으로는 드럼과 완벽한 호흡을 맞추는 강렬한 베이스라인을 구사하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로는 자유분방한 멜로디를 그려낸다. 이러한 독립적인 양손의 움직임은 마치 두 명의 연주자가 협연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이 앨범이 가진 의미는 음악적 성취를 훨씬 뛰어넘는다.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공공연했던 1940년대 초 미국 음악계에서, Scott의 등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혁명이었다. 그녀의 당당한 음악적 도전과 성취는 이후 세대의 수많은 뮤지션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시대를 앞서간 음악적 혁신성과 깊이 있는 예술성을 고려할 때, 이 앨범이 재즈 피아노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Scott이 보여준 독창적인 연주 스타일과 드럼과의 절묘한 앙상블은 8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음악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주요 강점:
- 혁신적인 피아노-드럼 듀오 편성이 선사하는 신선한 음악적 경험
- 타고난 즉흥 연주 능력과 정교한 피아노 테크닉의 조화
- 드럼과 완벽한 호흡을 이루는 강력한 왼손 베이스워크
- 클래식과 재즈의 경계를 허문 창의적인 해석
- 시대를 앞서간 음악적 혁신과 사회문화적 의의
아쉬운 점:
- 당대 녹음 기술의 한계로 인한 음향적 제약
- 현대의 제한적인 앨범 접근성
평점: ★★★★½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