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 Computer – Radiohead 앨범리뷰
*현대 록 음악의 새 지평을 연 걸작*
1997년, 라디오헤드는 록 음악사에서 가장 높은 찬사를 받은 앨범 중 하나가 될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다. 밴드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 'OK Computer'는 놀라운 예술적 성취를 이룩했고, 이는 라디오헤드를 스타디움급 밴드의 반열에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 현대 록 음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1993년 〈Creep〉으로 데뷔했던 밴드가 이토록 원대한 야망을 품은 작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1995년 'The Bends'의 창의적 성공에 이어, 'OK Computer'는 예술적 비전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 전작보다 더 낫다고는 할 수 없지만, 훨씬 더 야심 차고 폭넓은 음악적 실험을 감행했다.
이 앨범의 탄생지는 1996년의 옥스퍼드셔다. 톰 요크는 야간 녹음 세션 동안 불면증에 시달리며 혼란스러운 정신 상태에서, 후에 '머릿속의 폴라로이드 사진들'이라 표현한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 결과물은 현대 생활의 답답한 일상과 혼돈으로부터의 탈출 욕망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수렴되는 12곡의 모음이 되었다. 명시적인 컨셉 앨범은 아니지만, 'OK Computer'는 점점 기계화되고 기업화되어가는 세상 앞에서 느끼는 깊은 무력감을 절묘하게 표현해냈다.
음악적으로, 이 앨범은 전통적인 록 음악의 문법을 과감하게 해체했다. 특히 기타리스트 조니 그린우드를 중심으로 밴드는 기존 사운드의 경계를 넘어서, 지상의 악기들로 외계적인 음향을 창조해냈다. 곡들은 전자적 리듬, 기이한 키보드 사운드, 불규칙한 박자, 복잡한 싱코페이션 등이 어우러진 자유자재의 편곡으로 가득하다. 나이젤 고드리치의 프로듀싱은 라이브 밴드의 생동감과 스튜디오 실험성 사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뤄냈다.
수록된 곡들을 살펴보자면, 앨범 전체에 걸쳐 빛나는 명곡들이 줄을 잇는다. 여러 부분으로 구성된 복잡한 구조의 〈Paranoid Android〉는 - 아마도 영국 차트 톱5에 오른 곡들 중 가장 실험적인 곡일 것이다 - 광기 어린 기타 스파즘과 네오클래시컬한 합창으로 이 앨범의 야망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그밖에도 반짝이는 〈Subterranean Homesick Alien〉, 한숨 같은 〈Karma Police〉, 고딕풍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Exit Music (For a Film)〉이 돋보인다. 각 곡의 다이내믹스는 마치 롤러코스터와 같아서, 종종 어둠에서 시작해 황홀경에 이르는 여정을 만들어낸다.
가사적으로, 이 앨범은 기업의 비인간화에서부터 살인적 광기에 이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룬다. 〈Let Down〉에서 요크는 "교통수단들, 고속도로와 전차 선로들 / 출발하고 멈추고 / 이륙하고 착륙하고 / 가장 공허한 감정들"이라는 시구로 현대인의 소외를 예리하게 포착한다. 전반적인 가사들은 수동성과 공격성을 오가며, 시적인 이미지와 현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을 절묘하게 결합한다.
'OK Computer'의 진정한 위대함은 그 지속적인 생명력에 있다. 발매 이후 수년이 지난 지금도, 〈Airbag〉의 혼돈스럽고 왜곡된 기타에서부터 〈The Tourist〉의 고독한 종소리에 이르기까지, 매번 들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층이 드러난다. 각각의 곡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하나의 거대한 서사시처럼 온전히 감상해야 하는 앨범이다.
'OK Computer'는 단순한 곡들의 모음을 넘어선다. 이는 라디오헤드를 동시대 가장 혁신적이고 영향력 있는 록 밴드로 자리매김하게 한 90년대의 기념비적 작품이다. 아름답고, 신비롭고, 두렵고, 사유를 자극하는 이 앨범은 이미 그 약속을 이행한 현대의 고전이다. 진지한 음악 애호가들은 물론, 영혼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OK Computer'는 단순한 추천작을 넘어선 필청의 걸작이다.
평점: 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