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ROMAKOPIA -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앨범리뷰
## 서론
2024년 10월 28일,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일곱 번째 정규 앨범 'CHROMAKOPIA'를 발표했다. 이번 작품은 그의 음악적 여정에서 가장 깊이 있는 내면의 탐구와 함께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사운드스케이프를 선보인다. 33세의 나이에 접어든 타일러 오콘마는 성인으로서의 정체성, 명성이 가져다준 변화, 그리고 오랫동안 귀 기울이지 않았던 어머니의 조언들과 마주하며, 자신만의 예술적 비전을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완성해냈다.
### 음악적 진화와 프로덕션
'CHROMAKOPIA'는 타일러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이 절정에 달했음을 증명한다. 각각의 트랙은 독자적인 색채를 뽐내면서도,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유기적인 흐름을 잃지 않는다. 초기작 'Cherry Bomb'을 연상시키는 거친 에너지의 〈Rah Tah Tah〉부터 섬세한 자아 성찰을 담아낸 〈Hey Jane〉까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인상적이다. 808 베이스, 화려한 브라스 섹션, 날카로운 기타 디스토션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프로덕션은 물론, Ngozi Family의 〈Nizakupanga Ngozi〉를 비롯해 Rosinha De Valenca, James Brown, Akiko Yano의 음원을 재해석한 샘플링 역시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한다.
### 서사와 주제 의식
이번 앨범의 내러티브는 타일러의 어머니 보니타 스미스의 육성을 통해 전개된다. 그녀의 인생 교훈과 지혜는 성인이 된 아들의 불안과 성장을 담아내는 프로젝트의 중심축이 된다. 주요 테마는 다음과 같다:
- **시간의 흐름과 성공의 의미**: 주변의 또래들이 평범한 일상으로 스며들어가는 동안, 자신은 물질적 성공만을 쌓아가고 있다는 자각과 그에 대한 고찰
- **책임과 부모됨의 무게**: 특히 〈Hey Jane〉에서 두드러지는, 예기치 않은 임신이라는 사건을 둘러싼 다층적 시선과 깊이 있는 성찰
- **명성의 그림자**: 〈Noid〉를 통해 드러나는 셀러브리티로서의 삶이 가져온 편집증과 사생활 침해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
- **진정성의 추구**: 앨범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가면'이라는 모티프를 통해 탐구하는 자아 정체성과 진정한 자아 수용으로의 여정
### 주목할 만한 협업
이번 앨범에는 힙합 씬의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작품의 깊이를 더했다:
- 〈Sticky〉에서 만난 Sexyy Red, Lil Wayne, GloRilla의 폭발적인 케미스트리
- 여러 트랙에 걸쳐 등장하는 Daniel Caesar의 몽환적인 보컬
- 〈Darling, I〉에서 빛나는 Teezo Touchdown의 독특한 개성
- 〈Thought I Was Dead〉를 빛내는 Schoolboy Q와 Santigold의 진중한 목소리
- 〈Balloon〉에서 강렬한 임팩트를 남긴 Doechii의 verse
- 〈I Killed You〉에서 타일러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준 Childish Gambino
### 기술적 완성도
전체 14개 트랙, 53분에 달하는 이 앨범은 타일러가 모든 작사, 프로듀싱, 편곡을 도맡았다. 각각의 트랙이 지닌 독특한 개성에도 불구하고, 앨범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는 사운드 디자인은 그의 프로듀서로서의 원숙미를 여실히 보여준다.
### 문화적 맥락
'IGOR'와 'CALL ME IF YOU GET LOST'로 연이은 그래미 베스트 랩 앨범상을 수상한 이후 발표된 'CHROMAKOPIA'는 타일러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음악적 성취를 넘어, 깊이 있는 해석과 반복적인 청취를 요구하는 시대적 예술 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 결론
'CHROMAKOPIA'는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라는 아티스트의 예술적 성숙과 감성의 깊이를 증명하는 걸작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대담한 창의성을 유지하면서도, 한층 더 깊어진 사색성과 성인으로서의 고뇌를 자연스럽게 녹여낸 이번 작품은, 개인적 서사와 보편적 공감대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수작이다. 이로써 타일러는 현대 힙합을 대표하는 혁신적 아티스트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되었다.